시행착오 - ◈ 잡담

누구나 처음하는 일에는 시행착오를 겪는다. 또 익숙하지 않으면 처음이 아니더라도 겪을 수 있다.
물론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있다면 안 겪을 수 있겠지만, 그런건 드문데다 복받은 사람이니까 나는 질투나해야지...

이 블로그만 해도 오래된 포스팅들을 보면 지금처럼 예쁘게 꾸미지도, 맛있어 보이지도 않는 음식사진들이 많다. 물론 지금도 요리도 사진도 전문가 수준에는 한참 못미치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며 좀 더 노력하고 있다. 성격이 좋지는 않은 모양인지 시행착오가 거듭될수록 남들보다 더 많이 신경쓰고 더 많이 스트레스 받는거 같다.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 배웠던 피아노도 남들은 유치원때부터 배워서 능숙한데 나는 손도 작고 음을 틀리는 일이 많아서 혼자 연습할 적엔 틀린 손등을 이로 자국이 나도록 물어버리곤 했으니까..

몇 일전에 포스팅 했던 젤리도 마음대로 되지 않아서 혼자 열폭했었다.
작은 일 가지고 스트레스 받는건 좋지않지만 그래도 스스로 화가 나는건 어쩔 수 없는거 같다.


요즘 동생이 퇴근길에 벽돌같이 생긴 이상한 빵 덩어리를 가져온다. 이번이 두번짼가 세번짼가..
랩으로 둘둘 말아 오는데 풀어보면 겉은 짙은 갈색에 속은 황토색쯤? 시나몬과 생강, 넛맥향이 그윽하게 나는.. 내가 안좋아하는 스타일의 빵을 매번 가져오길래 이게 뭐냐고 물었더니 연습중이란다.



겉은 딱딱하고 끈적하고 안은 푸슬푸슬하다. 내가 좋아하는건 폭신하고 달달한건데ㅠㅠ대체 이런거 왜 만드냐고 물었더니 만화책에 나온건데 변형해서 입맛에 맞게 만들고 싶어서 근무시간 끝나고 연습한다고 대답하며 방으로 들어가버렸다. 나는 안본거라 모르지만「대사각하의 요리사」에 나오는 Parkin이라는 빵이란다.




식감도 폭신하진 않아서 빵이라기보단 비스킷?같은데 오트밀이 들어간데다 향이 강한편이라 많이 먹는걸 포기... 그나마 첫번째꺼보다 생강을 줄이고 마카다미아를 넣어서 조금 더 먹을 수 있었다.

아무튼 매번 저렇게 만들고 맛이 별로란 얘길 들어도 계속계속 하는걸 보면 나랑은 다르게 차분하고 듬직한 면이 있나보다.





+
하여, 나도 젤리 재도전했다. 진작 이렇게 투명하게 나왔어야ㅠㅠㅠㅠ





욕심내서 유리잔에도 예쁘게 만들려다가..




여긴 젤라틴을 좀 과하게 넣었다 ㅠㅠ



+
개인적으로 스푼으로 떳을때 유리가 깨진듯한 각진 단면보다는 커스터드 푸딩같이 몽글몽글한 정도가 먹기에 좋다. 

덧글

  • 늄늄시아 2012/04/03 01:25 #

    젤리가 너무 이쁘게 나왔는걸요! 동생분이 파킨의 매력에 빠지신듯 합니다. 대사각하의 요리사에서 나온 파킨이라면... 아마도 베트남의 유명한 호치민(일명 호~ 할아버지)에 끌린게 아닌가 싶어요.

    베트남에서는 미국을 무찌른 영웅으로 알려져 있지만, 과거에 파티쉐였다고 해요.
  • 黃龍 2012/04/03 01:38 #

    젤리가 투명하고 예쁘게 나와줘서 저도 이제야 마음이 놓입니다 휴ㅠㅠ

    늄늄님도 보셨나보네요 그만화. 저는 안봐서 설명해줘도 그게 뭔지 몰랐는데...
    한동안 맘에 드는게 나올때까지 계속 연습한거 집에 가져올거 같아요.
    향기 강해서 저는 별론데 어른들은 좋아하시는듯..
  • 오월 2012/04/03 08:58 #

    ㅋ_ㅋ 젤리 이뿌게 잘 성공하셨군요!

    여담이지만, 전 시행착오없이 성공에 도달하는것보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성공에 도달하는게 훨씬 더 얻는게 많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같은 시간에 좀 더 많이 도전해보길 권장하죠.

    동생분도 도전하는 빵이 맛있게 성공하길 기원합니다 ' v'
  • 黃龍 2012/04/04 00:29 #

    이번엔 투명하게 됬어요 ㅠㅠㅠㅠ 다행다행.
    저도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막상 시행착오 없이 단번에 잘 해내는 소수의 사람들을 보면 배아프고 나는 왜이렇게 안되는건가 하고 자책하게 되더라구요..

    동생빵이 맛있어지길 저도 무지무지 바라고있어요!!
  • 김긍정 2012/04/03 09:26 #

    우와..진짜 무슨 잡지에 나오는 음식같음 ㅋㅋ
  • 黃龍 2012/04/04 00:30 #

    올ㅋ 오랫만에 와서 칭찬했네. 고마워
  • HODU 2012/04/03 09:45 #

    우와 불투명한 젤리도 매우 이쁘다고 생각했는데 투명한건 더 이쁘군요~ 후후

    아아 저도 겉이 끈적하고 속이 바스라지는 무거운 빵은 안좋아하는데,
    시나몬과 생강, 그리고 넛맥...ㅠㅠ 저건 먹고싶어요.
    전 파킨이 뭔지 몰라서 저게 왜 실패한건지 모르지만
    동생분! 성공하실거예요~~
  • 黃龍 2012/04/04 00:37 #

    투명한게 매력적이죠 +ㅁ + ㅎㅎㅎ

    호두님은 스파이스 많이 들어간거 괜찮으신가봐요!!? 저는 많이 먹긴 좀 힘들던데...
    파킨이라는 빵이 원래 있는건데 만화책에서 보고 동생이 만들기 시작했대요. 먹을 순 있으니까 실패는 아닌데 아무래도 여러사람 맘에 들때가지 계속 만들거 같아요ㅎㅎ
  • 올시즌 2012/04/03 09:52 #

    우아.....책 하나 내시는 게 ㄷㄷㄷ
  • 黃龍 2012/04/04 00:38 #

    책은 아무나 내나요ㅎㅎㅎ 그래도 늘 칭찬 감사합니다~
  • 칼슈레이 2012/04/03 19:45 #

    우와... 젤리가 정말 예쁘게생겼어요 ㅎㅎ
  • 黃龍 2012/04/04 00:42 #

    감사합니다~ 이번엔 제대로 투명하게 만들어져서 다행이예요. 자꾸해야 느는데 안하면 실패요인이 느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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