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가슴살로 만든 포피에트 - ◈ 집에서

내가 만들어 먹는 잉여스런 집밥에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그럴듯한 요리이름 붙이는걸 안좋아해서, 이번건 제목이 심히 맘에 안들지만 한글로 paupiette 를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니까 그대로 써두었다. 티비켜고 채널을 돌리다보면 케이블에서 가끔 프렌치요리 프로를 볼수있는데, 익숙치 않은 재료가 많이 들어가고 조리과정이 복잡한게 많지만 해먹어 볼만한 요리가 꽤 나와서 메모도 해두는 편.

원래 "Turkey Paupiettes" 였는데 우리집에 칠면조가슴살 같은게 있을리가 절대 없으므로 이번에도 닭가슴살로 흉내만..






사진으로 보이는 것 외에 재료가 좀 많다.
닭가슴살, 양파, 표고, 애호박, 단호박, 미니양배추, 버터, 소금, 후추, 치킨스톡, 알프레도소스, 바질, 파슬리, 월계수잎, 다진마늘, 화이트와인, 찬밥, 실


단호박은 어제 저녁에 쪄 놓은걸로 살짝 데워 퓨레를 만들고, 통통한 닭가슴살은 김밥처럼 속을 넣고 말아야 하므로 랩을 넓게 씌운 후 무거운 나무밀대로 힘껏 두들겨 팬다.

퍽퍽퍽퍽퍽.

싫은사람 생각하면 아주 좋다. 한참 두드리는데 힘이 부족한건지 생각보다 얇게 펴지지 않아서 조금 아쉽지만 힘드니까 그만 팼다. 랩을 살짝 벗기고 소금이랑 후추를 살살 뿌리고 다시 랩씌워서 냉장. 실컷 두들겨놓고 소금이랑 후추까지 뿌려놓는게 좀 미안하지만 어차피 먹을거니까..




안에 속을 채워야되는데 고기가 없으니 채소로 채울까 하다가 밥으로 결정.
속이 어느정도 깊은 냄비에 버터를 녹이고 양파, 버섯, 애호박을 잘게 썰어 볶다가 다른 그릇에 넣고 찬밥 + 알프레도소스 + 허브를 적당량 덜어 비빈다. 같이 볶지 않는 이유는 냄비에 크림소스가 묻는데다 어차피 닭가슴살 속에서 데워지기 때문.



소가 완성되었으니 이걸 적당히 뭉쳐서 두들겨 팬 닭가슴살에 놓고 잘 오므려 묶어야 한다.
채소나 고기소였으면 잘 뭉치는데 밥이라 여기저기 달라붙는 바람에 성질나서 촬영은 포기. 몸상태도 안좋은데 번거로운거 한다고 나 참 애쓴다;; 는 생각이 무럭무럭 들었지만 시작했으니 끝은 봐야겠다.



 
요리용 실이 없어서 이불 꿰매는 굵은실 몇가닥으로 단단하게 동여매 주었다.
아까 버터 넣고 야채 볶은 냄비에 넣고 겉을 살짝 익혀주고, 화이트와인과 치킨스톡 큐브를 넣어 녹인 물을 냄비 반정도 차게 붓고 월계수잎 2장 넣고 뚜껑을 닫는다. 간은 안해도 되고 이대로 10분 남짓 중불에서 익게 놔뒀다.




그동안 야채를 한입크기로 다듬고 단호박 퓨레를 접시에 치덕치덕.
고기가 다 익어 가면 잠깐 꺼내고 졸여진 육수에 다진마늘과 야채넣고 살짝 익혀 주면 된다.




잘익은 고기쨔응. 실을 제거하고 단호박 위에 턱. 묶어 놨던 자국이 좀 색시한듯






옆에 익은 야채와 소스를 뿌려주면 완성.






아름다운 고기님.






썰어보면 알프레도소스에 비벼넣은 밥이 적당히 데워지면서 수분을 머금어 촉촉해졌다.






단호박퓨레랑 함께 얌얌.






마무리로 블루베리 잼을 넣은 홈메이드 요거트.



+
아플수록 잘 먹어야지.

+
사실 이글이 내식 200번째 포스팅이라 몸상태가 메롱임에도 자축 의미로 조금 더 손이가는 음식을 만들어 봤다.
다른 카테고리에 쓴 음식얘기까지 더하면 더 많겠지만, 어쨌든 통상 200번째니까.. 

꾸준히 들러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_ _)

덧글

  • 오월 2012/03/25 20:57 #

    앗 어디 많이 아프셔요 ㅠㅠ????
    아플수록 잘먹어야하죠. 근데 저 요리는 안아플때 먹어도 참 맛있을거 같구...

    여담인데 새로 쓰시는글들이 이글루상에서 표시가 안되네요 ㅠㅠㅠ RSS보고 들어오구 있어요. 이거 왜이러지 @ _@
  • 黃龍 2012/03/26 01:21 #

    네 많이 아픈편인데 왜 아픈지 설명하기가 좀 그러네요 ㅠㅠㅠㅠ 여자라서 불행해요ㅠㅠㅠㅠ
    이글루 링크 표시를 잠깐 해제했었는데 그거때문이려나요?? 요 몇일 오월님이 안보이셔서 갸웃거렸는데 표시가 안되서 안오신거였군요!!
  • 국연 2012/03/26 08:29 #

    고기속에 밥이 있다 싱기하구나
  • 黃龍 2012/03/27 00:01 #

    밥넣고 고기를 동여매서 끓였지
  • 오월 2012/03/26 08:43 #

    그러고보니 내식200회군요!! 축하드립니다
  • 黃龍 2012/03/27 00:02 #

    야금야금 하다보니 어느새 200회네요. 감사합니다~
  • 늄늄시아 2012/03/26 10:09 #

    밥과 닭고기가 요리 하나에~! 삼계탕처럼 한끼식사로 충분핰 요리군요.
    그나저나 필링 채우는 작업이 제일 수고가 많이 들었울것 같아요(인내심과 집중력)
  • 黃龍 2012/03/27 00:03 #

    팔다리 없는 삼계탕같기도ㅎㅎ 가슴살 한덩이로 든든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네요.
    밥알이 자꾸 여기저기 붙어서 오므려서 묶는게 좀 신경쓰였어요 ㅠㅠ
  • 2012/03/27 01:32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黃龍 2012/03/28 16:54 #

    두꺼운 닭가슴살을 두들겨서 얇게 펴고 속재료를 넣고 오므려 묶는거 말곤 딱히 어려운건 없는데, 밥말고 다른걸 추천합니다 ㅠㅠㅠㅠ 맛은 있는데 아무래도 밥알이 손이랑 여기저기 붙어서 짜증이 유발될 수 있어요. 비밀님의 요리가 기대됩니다 +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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